이 원북은 일주일간만 볼수있습니다. 수천권의 원북을 모두 무료로 보실려면 회원가입을 해주세요.

  [더 많은 원북 보러가기]

> 국내 > 사회 > 정치사회

바늘구멍으로 하늘 보기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원제 : 한국 민주주의의 보수적 기원과 위기

최장집 저 | 후마니타스

출판일 : 2011.05.15 | 페이지 : 300 쪽
ISBN-10 : 896437116X
ISBN-13 : 9788964371169

국내 주간 인기 OPB 순위 밖
국내 / 사회 / 정치사회 주간 인기 OPB 순위 밖
0
Preview원페이지북

최장집 - 한국의 대표적인 진보정치학자


최장집 교수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또한 미국 워싱턴대학,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분교, 코넬대학 객원교수와 일본 아시아경제연구소 객원연구원,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였다. 저서로 『한국현대정치의 구조와 변화』, 『한국의 노동운동과 국가』, 『한국민주주의의 이론』, 『한국민주주의의 조건과 전망』,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위기의 노동』, 『민주주의의 민주화』, 『Labor and the Authoritarian State : Labor Unions in South Korean Manufacturing Industries 1961~1980』, 『現代韓國の政治變動』 등이 있다.


한국의 보수적 민주주의


저자는 대중의 참여 없이 엘리트 중심으로 개혁된 한국 민주주의를 보수적 민주주의라고 주장한다.

해방 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국 정치의 특징은 정당 체제의 저발전이다. 이는 정치사회를 시민사회로부터 분리 내지는 괴리된 자율적인 영역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이처럼 대중의 참여가 배제된 가운데 국가 형성, 산업화, 민주화에 이르는 거시적 사회 변화가 이루어져 왔다. 이러한 대중의 참여 없이 엘리트가 중심이 되어 개혁이 이루어졌다는 의미에서 저자는 한국 민주주의를 보수적 민주주의라고 주장한다.


민주주의의 제 역할 질적인 발전


저자는 민주주의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 민주주의를 만드는 것과 발전시키는 것이 서로 다른 문제임을 보여주고자 한다.

오늘날 한국 정치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냉소를 넘어 거의 무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회적 불만이 팽만해 있지만, 정상적인 제도와 절차를 통해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 또한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민주주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따라서 저자는 민주주의를 만드는 것과 지키고 발전시키는 것이 서로 다른 문제임을 보여주고자 한다.


저자는 민주주의의 질적인 발전을 위해 독자가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를 원한다.

민주주의로 전환하는 것보다 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키는 것이 더욱 어렵다. 한 사회의 민주주의 발전은 민주주의를 이해하는 수준과 같이 간다. 따라서 저자는 민주주의의 질적인 발전을 위해 독자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를 원한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보수적 민주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주정부의 지지를 넓혀 민주주의를 확대시켜야 한다

한국 사회의 여러 문제는 정당 체제의 저발전에 그 원인이 있다. 확실히 보수적 민주주의가 갖는 문제들은 정당체제의 위기를 통해 표출되고 있다. 무엇보다 그것은 한국의 정당 체제가 구시대의 이념적인 틀에 얽매여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민주 정부가 자신의 지지 기반을 견고하게 하면서도 넓은 인적, 지적 자원들을 동원하는 데 성공하고, 결과적으로 민주주의를 광범한 사회적 기반 위에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다.



1. 보수적 민주주의의 기원


한국에서 민주화가 보수적 경로로 진행된 이유는 세 가지가 있다.

한국에서 민주화가 보수적 경로로 진행된 이유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냉전 반공주의와 성장 이데올로기를 구현하고 있는 국가의 강력함이다. 국가가 강하다는 사실은 사회보다도 국가가 이데올로기적 헤게모니를 실현할 수 있는 하부구조적 기반을 널리 갖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의 헤게모니는 기존의 보수적 질서가 유지될 수 있게 하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그것은 현상 유지의 힘인 것이다. 둘째는 ‘2단계 민주화’라고 불리는 이행의 방법이다. 한국의 민주주의 이행은 운동에 의한 민주화와 협약에 의한 민주화, 두 과정이 결합한 것이다. 구체제를 붕괴시킨 것은 전적으로 운동에 의한 민주화였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제도화한 것은 정치 엘리트 간 협약에 의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 두 개의 과정은 확연히 분리되었다. 그러므로 구체제를 해체한 힘과 민주주의의 제도화를 가져온 힘의 괴리가 발생했다. 이는 이후 민주주의의 공고화 과정에서 한국 민주주의가 보수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었다.

셋째는 민주화의 동력이 되는 두 세력, 즉 제도권의 야당과 운동이 서로 분리되고 약했다는 사실이다. 운동의 약함은 곧 운동권이 선거 경쟁의 공간에서 독립적인 중심으로 서지 못하고 구정치 엘리트들의 종속변수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운동의 약함이 한국 민주주의의 구조적 제약의 결과만은 아니다. 그것은 운동의 주체적 역량과 관련된 것으로, 무엇보다 민주화 과정에서 운동이 어떤 대안적 이념과 비전을 발전시키고 이를 공유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운동의 약함은 야당의 약함보다 민주주의 경로를 보수적으로 만드는데 차라리 덜 직접적이다. 민주 정부에 대한 실망과 민주 정부의 추락은 권위주의에 대한 향수를 불러들이고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위험을 낳는다.


2. 민주화 이후 보수적 민주주의의 문제


한국에서 민주화 이후 보수적 민주주의의 문제들 때문에 사회 경제적 개혁에 실패했다.

한국의 경우 민주화 이후의 보수적 민주주의가 보여 주는 첫 번째 문제는 ‘무력한 정부’다. 이는 집권 엘리트들이 그들을 지지한 투표자들에 대해 가져야 할 책임성의 인식이 약했던 결과이며,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약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문제는 새로운 집권 엘리트들이 헤게모니의 중심 가운데 하나인 관료행정 기구 내지는 관료 엘리트를 대면하면서부터 발생한다. 새로운 발전 모델을 제시하지 못한 정치 엘리트들은 점차 관료에 의존하게 되고, 곧 관료에 포획되는 관계로 바뀌게 되었다. 세 번째 문제는 ‘제왕적 대통령‘ 담론이다. 대통령의 권위주의는 정당과 사회 균열 사이의 연계가 약하기 때문에 선출된 공직자는 투표자에 대해 책임성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네 번째 문제는 중앙 집중화이다. 여기에서 중앙 집중화는 지리적 중앙 집중화와 엘리트의 동심원적 중첩성을 합친 의미를 갖는다.

위의 문제점들은 한국에서 민주화 이후 보수적 민주화가 실질적 내용, 사회경제적 측면의 개혁에 있어서 무력함을 불러왔다. 민주화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계급 구조는 심화되었고 재벌 경제 구조는 강화된 반면, 노동 배제는 지속되었고 우리 사회의 정신적 토양은 더욱 황폐화되었다. 민주 정부들은 집권 초기에는 경쟁이라도 하듯 개혁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지만, 이내 후퇴했고 기득 구조를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보수화되었다.


3. 민주화 이후 보수적 민주주의의 위기와 대책


오늘날 보수적 민주주의는 위기를 겪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주 정부를 강하고 능력 있게 만들어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사회의 다양한 갈등과 이익을 정치적으로 표출하고 대표해 대안을 조직함으로써, 한편으로 대중 참여의 기반을 넓히고 다른 한편으로 정치체제의 안정에 기여하는 본래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보수적 민주주의는 기존의 냉전 반공주의의 헤게모니와 보수 편향의 정치 구조에 그저 얹혀 있는 외피에 불과한 것이 되고 말았다. 그 결과 특권적 기득 구조와 계급 구조는 심화되었고 사회의 공동체적 기반은 더욱 약화되었으며 개인의 삶도 황폐화되었다.

특히 보수적 민주화는 곧 정당 체제의 위기를 야기하고 있다. 정치적 대표 체제가 사회의 광범위한 요구와 변화를 경쟁적으로 반영하는 동시에, 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역할을 하지 않음으로써 정치는 공분의 대상이 되었다. 오늘날 정치에 대한 사회적 불만은 뭔가 근본적 변화가 아니고서는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이런 사회적 불만을 감지하고 이를 위기로 인식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정치적 주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권위주의 시기의 지배 엘리트는 사회를 두려워했고 그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함으로써 사회를 통제할 줄도 알았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국가와 정당 체계는 이런 역할을 상실해 가고 있다.

따라서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의 핵심은 민주 정부를 강하고 능력 있게 만드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가 민주주의적 정치과정에서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하며, 그 중심적 메커니즘이 정당정치이므로 정당과 정당 체제를 바로 세우고 튼튼한 사회적 기반을 갖게 만들어야 한다. 다시 말해 민주적인 것이 곧 유능한 시스템을 만들며, 유능한 시스템이 다시 민주주의 기반을 튼튼하게 하는 인과적 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바늘구멍으로 하늘 보기


한국의 정당은 좁은 보수적 이념의 틀에 사로잡혀 사회 문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우리나라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의 경우 정치성향이 반드시 해당 이념성향을 가진 정당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우리나라 16개 시도의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지정당이 없다고 답한 이가 63.3%로 가장 많았다. 진보나 매우 진보라고 답한 응답자들은 이념적 성향과 다른 정당을 선호하는 현상이 발견됐다. 반면 보수라고 답한 응답자는 해당 이념 성향을 가진 정당에 대한 지지도가 높게 나왔다. (중략... 서울뉴스 2012. 4. 2.)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한국의 정당 체계가 지나치게 협애한 보수적 이념의 틀에 그 뿌리를 둠으로써 사회의 복잡다단한 균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점이다. 이 때문에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다수 유권자들은 그들의 정치적 이익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정당을 찾지 못해 계속해서 정치사회로부터 이탈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는 보수 지향적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가 과대하게 반영되고 있다.

저자는 한국의 정당이 협애한 이념적 틀에 근거하게 된 역사적 이유로 사회 지배적 흐름으로 극단적인 냉전 반공주의를 낳은 해방 공간상에서의 대립관계에 있었다는 점을 들었다. 그리고 이 흐름이 군사 독재정권을 거치며 더욱 고착화되었다는 점을 들었다.

경제적 산업화를 이뤄내고 그것으로 중산층과 서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면 산업화 초창기에는 독재적 정권이 들어서도 무방하다는 저자의 주장은 동의할 수 없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 정치의 문제점을 정당 체계의 미성숙에서 찾는 저자의 관점은 우리가 한국 민주주의의 문제점을 분석하는 데 있어 상당한 도움이 된다.


무모한 개혁은 위험하지만, 맹목적 보수주의는 더 위험하다. -헨리 조지
Written By 김선형
- 회의는 비판적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의의를 가진다.



전체 0